지난 7일 장난감론을 내걸고 있는 윌라이트가 4년에 걸쳐 만든, 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받은 '스포어'가 공개됐다. 스포어의 출시와 관련해서 EA 및 EA Korea에 대한 많은 말이 있겠지만 차치하고, 스포어에 대한 본론으로 진행을 하는게 좋겠다.
스포어는 그 출시 전에 공개된 동영상들과 정보들에서 '생명체의 진화'를 컨셉으로 하는 게임이라는 것에서 많은 관심을 끌었고, 실제 많은 정보들이 소비자들과 게임 관계자들에게 진화 컨셉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실제 스포어는 진화를 부로 하고 우주 개발을 주로 놓은 게임이라는 것이 그 결과였다.
흥미로운 세포 단계는 빠르면 10분 내에 넘길 수 있는 미친 수족관(insaniquarium)의 스포어 버전 리메이크일 뿐이었고 플레이어는 크리처에 약간의 선택(뿔을 달거나 입을 달거나 지느러미를 붙이는 정도의 선택)을 덧붙이는 정도에 지나지 않았으며, 가장 주요한 파트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되던 크리처 단계에서는 사실상 이미 만들어진 시나리오를 따라가면서 전쟁이냐 평화냐의 선택만으로 빈칸 채우기에 그쳤다. 이는 이후에 등장하는 부족 단계와 문명 단계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 '윌 라이트'가 왜 이렇게 만들어버린 걸까. 모든 이전 단계들의 재미있(어보이)는 컨텐츠들을 포기하고 모든 내용과 플레이어의 모든 시간 투자를 우주 단계에 집중하게 만들어버린 이유가 뭘까.
아무래도 이는 긴 개발 기간에 의한 EA의 압력에 의한 것이 아닌가 생각할 수 있다. EA는 지난 10년 전 리처드 개리옷의 마지막 혼신을 쏟아붓던 울티마의 마지막 편, 울티마9에서도 같은 실수를 했던 바 있다. EA는 제품의 퀄리티가 어느 정도의 완성도 이상에 달하면 '완벽한 마무리'보다는 '적당히 이 선에서 출시하자'는 노선을 채택하는 회사였고, 게임의 역사에서 EA가 차지하는 포지션은 항상 그래왔기 때문이다. 제품성보다는 시장성. 말하자면 스포어는 '지금도 꽤 훌륭하지만' 더 훌륭할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고 완성되지 않은 게임을 개발 마감에 밀려 급히 출시를 해버리게 된 것이다.
스포어에 대한 평론을 쓰면서 가장 아쉬움이 드는 부분은 그래서 이거다. '윌 라이트'가 좀 더 자원을 투자할 수 있었다면, 게임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얼마나 더 많은 확장성과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었을까.
- 이건 뭐 그냥 추측이고 망상일 뿐이지만.
- 이렇게 또 거물 하나가 실망으로 저물어 가는 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