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폭풍(Rising Storm, 이하 RS)은 리얼리즘 FPS 계열에서 단연 독보적인 붉은합주단2(Red Orchestra 2, 이하 RO2)의 확장팩 개념으로 나온 게임이다. 처음 예상으로는 RO2의 MOD 정도로 나올 것이라는 소문이 있었는데, 실제로는 별도의 게임으로 독립된 게임으로 출시했다.

분대 관련 보너스 점수의 등장

일단 전작인 RO2와 비교를 하자면, 전작에서 의아했던 부분들이 많은 부분 해결됐는데, 내가 부상을 입힌 적을 다른 플레이어가 처치했을 경우만 받던 어시스트 점수가 굉장히 넓은 부분으로 확대됐다는 것이다. 우선 일반 플레이어는 분대장(Squad Leader)이나 팀장(Team Leader or Commander) 주변에서 적을 사살할 경우 분대장 보호 점수(+1) 또는 팀장 보호 점수(+2)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고, 분대장들은 폭격 위치를 팀장에게 전달해서 팀장이 해당 지역을 폭격해 적을 처치할 때마다 점수(+1)를 받는다는 것과 분대원들이 분대장 주변에서 부활했을 경우 분대 부활 점수(+1)가 생겼다는 부분이 대표적다.

RO 시리즈에서 분대장의 역할은 매우 중요한데, 게임 자체가 거점을 공략해서 점령해나가는 방식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전략적으로도 (수비 쪽이 유리하다는 일반적인 밀리터리의 상식에 따라) 정면으로 적의 방어선을 돌파하기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우회라든가 폭격, 일제 돌격 같은 전술들을 써야하기 때문이다. 전작(RO, RO2)에서도 같은 방식이었지만 분대 부활 점수나 보호 점수는 있어야지 않나 하던 부분이었던 부분이라 당연한 기능(feature)이 오히려 너무 늦게 들어왔다는 느낌이다. 이는 분대원으로써도, 분대장 주변에서 전투를 하도록 동기부여를 해주는 부분이고, 또한 분대장들도 전략적으로 유리한 곳에서 분대원들을 계속 부활시켜 공략이 용이하게 만드는 기능이라, 팀플레이를 유도한다는 면에서 아주 중요한 기능이라고 할 수 있겠다. 뭐 사실 요즘 FPS에서 이런 식으로 상세하게 점수를 부여하는 것은 꽤 일반적이라 대단하지 않은 것일 수도 있지만.

새로운 무기

또 하나의 중요한 변경점이라면 미군에는 화염방사기(M2-2 flamethrower)와 샷건(M12 trench gun)이, 일본군에는 박격포(Type 89 grenade discharger)와 일본도(katana)가 추가되었다는 부분이다.

일본군 박격포
2차 대전 태평양전선을 그리고 있는 게임이고, 이 전선의 주요 특징이 밀림, 바위섬 지역에서의 전투였기 때문에 독소전(독일 동부전선)이었던 전작보다 교전거리가 매우 짧다는 특징을 반영하는 무기들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 게임 플레이도 주요 교전 거리는 50m 이내에서 벌어지고 또 아이타베 전투(Battle of Driniumor River, Hanto)나 과달카날(Gwadal Canal) 같은 밀림이 울창한 맵에서는 20m 이하의 교전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새로 추가된 무기들의 효과는 아주 탁월하다. 특히 일본군이 강력한 요새를 구축하고 있는 이오 섬(Iwo Jima, 이오지마)의 경우에서는 적의 포화를 뚫고 시멘트 벙커 안으로 뿜어대는 화염방사기의 장면이 아주 장관이고 효과도 훌륭하다.

일본군에게 추가된 '만세 돌격(Banzai Charge)'은 이런 전선의 특성에 아주 적합한 것이기도 하다. 20~30m 거리까지 접근해서 하나, 둘, 셋 세고 '천황폐하만세'를 외치며 일제 돌격하는 방식의 전술이 미군 플레이어들에게 공포를 일으키는 부분. 만세 돌격을 하는 일본군은 총격에 일정한 저항이 있는 것으로 보이고 사살하기가 매우 쉽지 않아서 총을 쏘다가 일본군의 군도나 총검에 찔려 죽기가 일쑤이다. 가장 효과적인 대응이라면 교전거리를 넓히거나 화염방사병의 적절한 배치, 분대장들의 샷건 정도겠다.

군국주의에 대한 경계

사실 모든 2차대전 밀리터리 게임이 빗겨갈 수 없는 부분이 바로 이 나찌즘과 군국주의에 대한 부분이지만, RO 시리즈는 특히나 리얼리즘을 표방하고 있는 게임인데다가 묘사가 실제적이라 특히나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만세 돌격

유럽 전선의 경우는 독일군의 나찌 갈고리 십자가(Hakenkreuz, 하켄크로이츠)를 사용하는 것이 법으로 금지되어 있어 게임상에서 갈고리 십자가를 보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일본군의 경우 '만세(Banzai)'라고 붓글씨체 한자로 쓰여있는 일본 해군기(욱일승천기)를 금지하고 있는 나라도 없고 구미권에서 이에 대한 인식도 낮은 편이라 꽤 흔하게 볼 수 있다는 문제가 여기서도 나타난다. 아마도 유럽 전선의 경우 주요 당사국들이 OECD 주요 국가들이기도 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태평양 전선의 경우는 대부분 일본군과 미군의 진행이었기 때문이기도 한 것이겠지만. 관련 글 - '적색경보(Red Alert) 3 국내 출시 반대'

게다가 게임 안에서 일본군의 만세 돌격은 특히나 매력적으로 묘사되어 있는 부분이라 더욱 우려되는 부분. 하지만 다행히도 30시간 정도의 플레이를 하는 동안 일본군의 만세 돌격에 대한 공포스러움을 이야기하는 플레이어들이 많았고, 이 전술에 대한 토론은 있었지만 멋지다거나 좋다는 표현은 없었다. 오히려 일본의 제국주의에 대해서 욕을 하는 플레이어들은 꽤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각을 달리하면 이런 요소들에 대해서 플레이어가 긍정적인 이미지를 얻을 수도 있겠다는 우려가 없을 수는 없겠다.

문제는 이런 묘사들을 계속 가리는 것이 옳으냐는 부분이겠다. '나쁜 것은 보여주지 않는 것이 교육적으로 바른 정책인가'하는 관점인데. 아이들에게 폭력적이고 퇴폐적이고 성적인 것들을 보여주지 않으면, 아이들이 커서 폭력적이거나 퇴페적이거나 성적인 것들에 대해서 계속 모를 수 있는가. 술 마시고 담배 피우고 싸움질하는 모습들이 실제 존재하는 어른들의 흔한 모습들이 아니었나?

오히려 역사에 대해서 이런 게임 매체들을 통해 관심을 가지고 이 나라들이 왜 이런 곳에서 싸우게 됐는지, 그로 인한 피해와 잘잘못에 대해서 공부하게 하는 쪽이 오히려 낫지 않은가 생각이 든다. 가능하다면 이 게임을 분석(소위 '공략')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이 게임에서 묘사하고 있는 전장들의 전투가 실제 어떻게 진행됐고, 태평양 전선이라는 것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일본의 당시 제국주의 침략에 대해서 알아나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마무리

뭐 그런 부분들은 그렇다고 치고. 조금 아쉬운 부분이라면 전작(RO2)에 비해서 시스템 요구 사양이 약간 높아졌다는 것이 있겠지만, 오히려 다른 플레이어들은 이보다 더 나은 그래픽을 기대했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니 개인적인 불만이겠다.

또 하나 불만이라면 영웅들의 중대(Company of Heroes)에서 그렇게 공포스럽던 BAR(브라우닝 자동 소총, M1918 Browning Auto Rifle)가 여기서는 별로 공포스럽지가 않다는 거? 또 샷건은 돌격하는 일본 놈들을 죽이기에 너무 약하고. 뭐 아직 베타인 게임이니까, 수정이 될 수도 있는 부분이겠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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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좀 더 확인과 후속 보도가 필요한 부분이지만, 더 이상 아이폰에서 하트와 타이어를 보낼 수 없는 이유 : 애플의 앱스토어 게임 내 재화 선물 금지령 발동이라는 기사가 나서 코멘트를 해볼까 한다. 요즘 너무 글을 안써서 워밍업이라고 생각을 하면서.

얼마전 한 회사에서 애플에 제출한 게임 앱에 '하트 선물 이거 재화 아니냐?'고 물으며 반려가 나왔던 사건이 있었다. 이 반려 사건을 듣고 다들 '애플 애들이 이해를 못하는거 아니냐'고 했는데, 사실 나는 생각이 좀 달랐다. 전부터 하트를 재화로 보자면 볼 수 있는 요소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오히려 이를 이용해서 좀 더 하트의 가치를 강화하는 쪽으로 개발하는게 맞지 않나 생각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트 선물'이 쉽게 보면, '친구에게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쿠폰을 하나 보내준다'라고 볼 수 있지만, 조금 더 파보면 이 하트는 원래 '돈을 주고 사는 것'이다. 플레이어는 게임을 플레이하는데 하트를 소비하고, 부족한 하트를 세 가지 루트에서 보충할 수 있는데 기본적으로는 일정 시간 후에 자동으로 충전되기를 기다리는 방법이 있고, 또 하나는 예의 친구에게 선물 받는 방법, 보내주는 친구가 없을 경우에는 돈을 주고 사는 방법이 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게 원래, '하트는 선물받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만든 것이 아니라 '하트는 돈 주고 사는 것'이라는, 일반적인 생각과는 반대 방향에서 출발해 만들어진 것이고, 따라서 플레이어들은 원래 공짜인 하트를 친구에게 주는게 아니라 '돈 주고 사야하는 것'을 선물함으로써 서로 재화로써의 가치를 가진 하트를 선물하는 것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게임을 설계하면서 플레이어들이 게임 1회를 플레이하는데 하트를 소비한다는 것은 (일반적인 경우 $0.99에 10개 정도인) 하트를 소비한다는 것이고, 하트 한 개는 $0.099의 값어치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 된다.

2000년대 초반에, 내가 H라는 회사에 다니면서 마케팅을 할 시절에, 포트리스2+라는 게임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더랬다, '더블 아이템을 개당 100원 쯤에 팔면 미친듯이 팔릴텐데'. 또 몇 해 전에 마비노기 부분유료 전환을 보면서도 같은 생각을 했다, '나오의 물약을 개당 100원 쯤에 팔아서 물 쓰듯 만들어야 하는거 아닌가'. 요는 플레이어가 돈을 쓰는데 부담을 가지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었고, 적은 금액을 습관처럼 쓰게 하면, 구매저항이 낮아져서 구매율이 올라가게 된다는 것에 있다.

같은 거다. 하트는 플레이어들이 넉넉하게 가지고 사용을 하고 있지만, 플레이어가 어느 날 삘 받아서 열심히 게임을 하는데 하트가 모자른 순간이 반드시 발생한다. 카톡의 게임들이 '비는 짬짬의 시간'을 노리고 있다지만, 플레이어가 거기에 재미를 느끼고 있는 상태에서 '비는 짬 시간'이 갑자기 많아졌다면 어떻게 될까. 게임 플레이의 횟수가 증가하게 되겠지. 그러면 하트가 부족하게 되고, 하트를 선물해 달라며 주변인들에게 하트를 뿌린다. 회수율은 생각보다 높지 않을 것이고, 그 회수한 하트도 다 쓰게 되면 (카톡 게임의 플레이타임상 여기까지 오는데는 얼마 걸리지도 않는다) 결국 지르게될 가능성이 생긴다는 뜻이다.

즉, 다시 정리하면, 하트는 '원래 돈 받고 파는 것을 친구들끼리 선물하게' 만든 요소라고 보는게 옳은 방향이다. 플레이어들은 이걸 '선물 받으면 되는 공짜'라고 생각하지만, 부족하게 되는 순간 언젠가는 지를까 말까 고민하게 되는 그런 거다. (물론 오히려 구매 의사를 저감시키는 요소가 될 수도 있다.)

애플은 참 까다로운 놈들이고, 자기들이 만든 시장에서 거래를 하는데 자신에게 수수료를 안내면 짜증내는 성질 더러운 놈들이다. 그래서 지난 3년을 돌아봐도 우회 결제라던가 외부 결제의 방법들을 시도한 회사들을 계속 잘라냈고, 게임을 다운받으면 돈을 준다거나 하는 방식의 사업 모델도 오늘 짤릴까 내일 짤릴까 눈치를 보고있기도 하다. 실제로 저 모델은 한 번 짤렸다가 돌아오기도 했다. 그런 맥락에서 앞에 언급한 반려 사건을 보며 '곧 짤릴 수도 있겠구나' 생각을 하기도 했다.

물론 나도 솔직히 지금 프로젝트에서, 위의 생각을 충분히 반영해, 하트의 값을 좀 더 끌어 올리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었고, 플레이어들이 좀 더 활발하게 선물하게하는 - 하트 선물은 또한 게임 홍보의 기능도 하고 있기 때문에 - 방법을 고민하고 있었더랬다. 비싼 값어치의 선물을 받으면 돌려줄 부담이 높아지기도 하기 때문에. (물론 스팸으로 처리될 가능성도 함께 올라간다.) 기준 환산가치를 설정하고 게임 안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던 찰나, 이와 같은 사건이 생긴 거다. 나도 많이 아쉽다.

뭐 그런데 이 하트라는 요소를 좀 더 보면, 너무 게으른 디자인이다. 최초에 만들어진 개념도 페이스북의 선물에서 착안한 것이기도 하지만, 애니팡이 만들어낸 골격을 눈꼽 만큼의 고민도 없이 그대로 가져다 쓰고 있는 것이니까. 새로운 사업 모델을 고민해서 적용을 하려 한다거나 하는 것도 없이 너무 날로 먹는 설계인거다. 마침 이런 '규제'도 생겼으니, 하트 외에 다른 방법을 다 같이 찾아보는 모임 같은 걸 만들어 보면 어떤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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