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TS의 역사에서 유럽발 '급습(Sudden Strike)' 시리즈를 빼놓을 수는 없다. 2차 대전을 배경으로 나름 리얼한 전장을 구현하려는 많은 회사들의 노력에서 급습 시리즈는 전장의 연출 부분에서 큰 몫을 했다. 대규모의 병력 운용이나 작전 진행, 이런 시도들은 후에 현실감을 주려는 여러 게임들에 영감을 혹은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고 본다. 그리고 이 급습 시리즈의 최신작 3편, '승리를 위한 무기(Arms for Victory)'가 출시됐고 국내 출시가 목전에 있다.

하지만, 이런 명 시리즈임에도 불구하고, 나름 3D로 입체적인 전장을 만들었다고 했음에도 급습3는 봐주기 안쓰러운 수준에 가깝다.

아주 오래 전부터 분대 단위의 보병 컨트롤은 많은 게임들이 시도했고 지향하는 부분임에도, 급습3는 그저 알보병을 스타크래프트처럼 일일이 한 마리씩 수십 수백 명을 관리해야 한다. 게다가 이 병사들의 인공지능 따위는 '사거리 내에 적이 들어오면 쏜다'이고 상대가 보병이던 전차던 자기가 뭔 무기를 들고 있던 계산하지 않는다. 심지어 엄폐물이 있는지도 주변을 탐색하지 않고, 영역 지정으로 선택한 분대는 서있던 위치 그대로 목표 지점에 분포해 선다.

그러면 과연 전장은 리얼한가...하면 그것도 또 아니다. 사운드에서 비주얼까지 리얼리티와는 전혀 다른 부분으로 달려가 버렸다. 2D에서 그렇게 카리스마 넘치는 전장을 구현했던 급습 시리즈가 3D가 되면서 그래픽스만 바뀌었을 뿐 리얼리티는 어디에도 없다. 그게 문제다. 사람들 눈은 이미 충돌하는 세계(World in Conflict)나 영웅들의 중대(Company of Heroes) 같은 게임으로 한껏 눈이 높아져 있는 상태지만 급습3는 거기에 따르지 못하고 있는 거다. 처음 전장감을 시도했던 게임들 중 하나였던 급습 시리즈가 이제 뒤쳐지고 있는 거다.

리얼리티를 제외하고라도, 급습3는 게임의 인터페이스에서도, 사운드에서도, 비주얼에서도 전혀 편하거나 볼만하거나 들을만한 것이 없다. 전작이 나왔던 4~5년 전의 2D에 비해서 변한 게 없다. 그래서 과연 WIC와 COH의 화려한 현장감이 넘치는 게임에 적응한 플레이어들이 이 게임을 좋아할까 하는 것에는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물론 전통적인 급습 시리즈의 팬들은 명맥을 유지할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얼마나 지켜낼지 버틸지는 또 다른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왕년에 날리던 스타크래프트 플레이어들이 지금까지 스타크래프트를 열광적으로 플레이하지는 않는다. 짬짬이 플레이하고 있거나 프로게이머들의 방송을 볼지는 몰라도 새로운 전략 게임들로 갈아타기도 했고 또는 MMORPG에 정착했을지도 모른다. 잘 만든 게임이 영원할 것이라고 믿고 싶지만 게이머들은 계속 물갈이가 된다. 스타크래프트가 빨아들이는 것처럼 새로운 게이머를 흡수할 수 없는, 시대에 적응하지 못한 다른 마이너 게임들은 시간이 갈수록 매니아층만 남게 되고 더 오래되면 잊혀지게 되는데, 이 게임도 역시 시대에 적응 못하는 게임 중 하나이다.

이것을 과연 오리지널리티(독창성)라고 부를 수 있을까? 글쎄...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