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언론과 뉴스에서 '일부 로펌에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고소 고발 및 합의 요구'에 대한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요지는 파일 공유 사이트를 뒤져서 자신들과 계약된 저작물을 불법 공유하는 ID에 대해 수사를 경찰에 요청하고, 이를 고발해서 합의금을 뜯어내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 보도는 이런 과정에서 고소 고발의 대상이 되는 사람이 주로 '청소년'이라면서 로펌들을 지나친, 그리고 파렴치한 고소 고발자로 몰고 있다.

하지만 사실은 다르다. 저 청소년들은 불법 파일 공유 - 다운로드 받는 것보다 유포는 더 엄중하게 처벌받는다는 걸 모른다 - 를 통해서 파일 공유 회사에 적립금을 쌓고, 그 적립금으로 다른 프로그램을 다시 불법 다운로드 받아 자신의 컨텐츠를 불려 일종의 불법 장사?를 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저들은 그렇게 늘어나는 다운로드 수와 자주 방문하는 회원들과의 커뮤니티 공간을 만들기도 하고 그렇게 '동족'을 불려나가는, 일종의 암 덩어리라고 봐야 한다.

문제는 저 청소년들이 거의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있음, 즉 파일 공유를 하면 나쁜 짓이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설마 걸리겠어?'라는 생각으로 공유를 하고 있다는 거다. 그래서 이런 '설마?'에 적절한 해법은 '걸린다'는 걸 보여주는 수 밖에 없다. 파일 공유 사이트를 샅샅이 뒤져서 저작물을 올려 놓고 배포하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법 위반이라는 것에 대해 응당의 제재가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하고, 또 걸린 청소년들을 모아서 '저작권 교육'을 해야 한다. 열 놈 중에 한 놈이 걸리면 재수 없는 경우라고 하겠지만, 적어도 댓 놈은 잡아서 처벌하면 나머지 놈들이 기어 들어가게 마련이다. 어른들과는 다르게 얘들은 아직 어려서 찔끔하고 말 잘 듣게 된다.

물론 불법복제 자체를 없애는 건 불가능하다. 누구나 알고 있고 알음알음으로 불법 프로그램을 서로 돌려서 쓰는 것도 없어질리는 없다. 수십만 원 짜리 오피스 프로그램들이나 포토샵 같은 프로그램을 개개인이 사서 쓰기에는 독한 결심이 필요하다는 것도 사실이고, 업계에서도 가정에서 사용하는 저런 프로그램들에 대해서 그리 강경하게 처리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어차피 저들이 저런 프로그램을 쓰는 것이 점유율 확보에도 큰 도움이 되고 - 집에서 포토샵 쓰던 사람이 회사 가면 포토샵 써야 하고, 결국 회사는 사야하니까 - 나름 필요악이라고도 보고 있다.

하지만 불법복제를 일종의 놀이 도구로 삼아서 자신의 '세 불리기 놀이' 정도로 마치 다음이나 네이버에 카페를 만들어 운영하듯 공유 사이트에서 활보하는 것은 철저하게 뿌리 뽑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저 꼬맹이들이 나이 먹고 어른이 되어서 계속 저 짓들을 할테고 결국에는 불법복제를 뿌리 뽑기 더 어렵게 되기 때문이다.

뉴스는 대상이 청소년이라는 것과 로펌이 마치 상어떼처럼 아이들을 윽박질러 돈을 뜯어내는 것에 포인트를 맞춰 동정 여론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뉴스는 불법복제에 대해서 한 쪽의 의견을 지나치게 수렴하고 있다는 것도 스스로 고민해야 한다. 업계는 오히려 이 로펌들의 활동에 대해서 지지한다는 성명이라도 내어 의사를 표해야 하고, 장기적으로 이런 단속의 긍정적인 면에 대해서도 보도해야 한다.

지금은 단속이 좀 무리라고 보일지 모르지만, 이런 단속이 1~2년 지속되면 10년 뒤에는 한국에서도 마이너 게임이 만 장은 팔리는 시장을 만들 수 있다. 이미 한국의 게이머 수는 2천만 명에 육박한다고 하는데, 최고로 잘 팔리는 블록버스터 게임이 5만 장도 되지 않는다. 이건 뭔가 잘못되어 있고, 이걸 고치려면 지금부터라도 단속의 고삐를 조아 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告] 이 블로그의 주인, Nairrti는 이제 게임 업계를 떠나기로 하고 다른 업종으로 전환을 위해 교육 훈련을 받고 있습니다. 블로그의 운영은 앞으로도 계속 비정기적이고 불규칙적일 것입니다. 그 동안 블로그에 관심을 가져주신 분들께 감사드리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