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러오세요 동물의 숲'은 같은 제목의 2001년 닌텐도64의 닌텐도DS 버전 한글판 제목이다. 속칭 동물의 숲, 동숲이라고 부르는 이 게임은 원래 일본어 버전이 2005년 11월 발매되었고, 2006년 3월에 영문판이 발매된 바 있다. 영문판에서는 다른 동숲과 구분되기 위해서 DS 버전은 부제로 '야생(Wild World)'라고 붙어 있었지만, 국내는 처음 출시라서 부제를 생략하고 '놀러오세요 동물의 숲'이라고 정하게 된 듯 하다. 동숲은 전세계적으로 2007년 6월까지 8백만 장 이상 판매되었고 국내의 판매량과 시간을 계산하면 대략 900만 장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되는 베스트셀러이다.

알려지다시피 동숲은 힐링 게임, 혹은 라이프 시뮬레이션 게임이라고 하고 일반적인 게임의 주요 흐름 - 플레이어에게 목표를 제시하고 수행함으로써 만족감을 느끼게 하는 흐름 - 을 배제한 채 플레이어의 자유 의지로 플레이하도록 만들어져 있으며, 이는 '심시티'와 같은 '장난감류 게임'의 기본 형태이기도 하다. 플레이어는 그래서 게임을 시작하고 기초적인 튜토리얼을 마치고 나면 이 세계에서 뭘 해야할지 모르는채 덩그러니 놓이게 된다는 것이 하나의 단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심시티나 심즈가 그랬듯 플레이어들은 이 목적 없는 장난감 게임에 열광하고 있고, 심지어 이런 감동적인 일화를 통해 게임이 널리 알려지기도 했다. (일화는 TIG에서 만화로 재차 소개되기도 했다.)

(심시티나 심즈가 그러하듯) 게임은 단지 플레이어에게 도구만 늘어놓고 '알아서 놀아라'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적재 적소에 플레이어가 호기심을 가질만한 장치들을 숨겨놓고 플레이어가 새로운 요소들을 끊임없이 발견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방법의 단점이라면 플레이어의 일차적인 행동 의지가 없으면 이런 장치들을 발견하기 전에 흥미를 잃게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인데, 이는 외국어 버전으로 플레이하던 플레이어들에게 많이 나타나곤 했던 상황이었다. 그리고 동숲이 국내 정식 발매(정발)되었고 우려하던 언어의 문제는 완벽하게 해소된다. 지금까지 한글화된, 한국화된 게임 순위로 WOW(World of Warcraft)를 가장 높게 치고 있었지만, 이제 동숲이 그 자리를 차지해도 될만한 수준. 게임에 대해 정보를 찾지 않는 플레이어라면 이게 원작이 외국어라는 걸 깨닫기도 도저히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한다.

게임의 일차적인 유혹은 플레이어들에게 '귀여움'으로 접근하는데, 마을 동물들의 생김새와 애니메이션, 감정의 표현 등에 진한 노하우가 배어나오는듯 하다. 동물들의 적절한 유머러스한 대사들은 지하철에서 NDS를 꺼내놓고 혼자 낄낄대기에 충분하며, 주인공 캐릭터의 생김이나 동작들은 마치 인형 놀이를 하는듯해서 피와 근육으로 된 게임들에 절어있던 플레이어들에게 신선한 자극이 될만하기도 하다. 물론 여성이나 나이 어린 게이머들을 유혹하는데 더할 나위 없기도 하고.

하지만 동숲은 게임이 제시하는 목적이 없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끊임 없이 내적인 동기를 만들어내지 않으면 계속 플레이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큰 단점이고, 이것은 '장난감류 게임'의 근본적인 문제점이다. 만약 플레이어가 현실에서 그렇듯이 외형의 즐거움에 식상, 즉 귀여움이라는 게임의 핵심적인 부분에 식상하기 시작한다면 이제 동숲의 근본적인 플레이 타임은 위협받기 시작한다고 봐야 한다. 그래서 이런 시각적인 요소의 일차적 자극의 연장선에서 플레이어가 지속적으로 플레이하도록 만드는 것이 수집욕이고, 게임의 다양한 아이템들은 플레이어가 자기 집을 꾸민다는 즐거움으로 연결시킨다.

이제 NDS판 동숲이 가지는 최대의 장점이 단점으로 변하는 순간이다. 동숲은 기존 시리즈와 같이 하나의 기기에서 여러 사람이 각자 캐릭터를 만들고 한 집에서 동거(최대 4인까지)를 하도록 한 것 뿐만 아니라 NDS의 근거리 네트워크와 Wi-Fi 무선 네트워크를 이용해 다른 플레이어의 마을에 방문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는데, 플레이어가 다른 플레이어의 마을에 방문하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문제가 발생한다.

다른 플레이어의 마을에 방문한다는 것은 그 마을의 상점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고, 자기 마을에서 구하지 못했던 아이템을 구할 수 있다는 뜻인데, 이건 즉 다른 플레이어와 서로 아이템을 교류할 수 있게 됨을 의미한다. 그래서 플레이어의 수집 욕구는 이제 급속도로 빠르게 채워지기 시작하고 동숲이 플레이어를 붙잡고 있던 그 마지막 보루가 무너지는 순간이라고 볼 수 있다. 닌텐도DS의 매력적인 네트워킹 요소가 게임의 수명을 위협하는 가장 위험한 칼날이라는 것. 플레이어는 더 많이 자주 네트워킹을 할수록 흥미를 잃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하지만 이런 사소한 게임 설계적인 단점들을 제외한다면, 플레이어의 치팅(시간 조작)을 시간 변화에 따른 잡초 생성이나 마을 동물들의 이주로 해결하고 있다는 것이나 네트워킹을 통해 플레이어 마을의 동물들이 서로 이사하는 것, 주요 판매처에 세워진 DS 스테이션을 이용한 '엇갈림 통신' 기능으로 유리병 편지를 교환하는 등의 기능들은 NDS의 기능을 100% 활용하는 신선한 요소이다.

전체적으로 캐주얼 게이머들을 사로잡는 그래픽과 게임 내용, 뿐만 아니라 살육과 파괴로 점철되는 게임 공간을 벗어나고 싶던 게이머들에게 '힐링 소프트'라고 불릴만한 대단한 게임이라는 것이다. 닌텐도DS의 판매량을 끌어올릴만한 타이틀이기도 하고, 또 닌텐도DS를 가지고 있는 플레이어라면 한글판 동물의 숲을 꼭 구매하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설혹 이전에 일본어판이나 영문판을 했다고 하더라도. 한글화 수준이 한글화가 아니라 처음부터 우리말로 만들어진 소프트와 같은 이 기념비적인 게임은 외국어 버전과 경험의 범위가 다르다는 것을 보장한다.

  • 닌텐도DS용 동물의 숲은 현재 39,000원 수준에서 구입할 수 있다.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