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개발자 사이트에서 항상 논의되는 이야기 중에서 대표적으로 '게임은 예술인가'하는 이야기가 있다. 대개는 예술이다 상업이다 사이에서 두 패로 나뉘어 옥신각신 이야기가 되다가 결정적인 정리의 이 한 마디가 나오는 것으로 소모적이던 모든 논의가 중단되고는 한다.
"이제 게임은 서비스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 게임 시장에서 온라인으로의 변환이 급속도로 이루어지고 나서 99.9%의 게임이 온라인 기반으로 전환되자 각 게임들은 이제 '유치 경쟁'이라는 것이 중요하게 되었다. 게임을 '오픈 베타 서비스'라는 이름으로 배포?하기도 하는 때문이지만, 플레이어의 한정된 시간을 하나의 온라인 게임이 쥐어잡고 있으면 다른 온라인 게임은 그 플레이어를 붙잡을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더 좋은 서비스라는 것이 중요한 명분이 되게 된거다.
그런데 실상을 살펴보면 게임이 서비스라고 말하기에는 뭔가가 한참 부족하다. 이를테면 최근 게임 회사들은 무료 게임을 고객에게 제공하고 그 아이템을 판매하는 걸로 수익을 만드는게 일반적이게 되었는데, 그러면 게임이 서비스라고 치고 상품은 아이템이 된 거다. 그런데 상품을 판매하는 게임(부분 유료 게임)이 상품에 대해서 얼마나 친절한 태도를 갖고 있는가 하는 건 완전히 별개의 이야기다.
이를테면, FPS 게임의 경우에 플레이어에게 총을 판매하고 있다면 적어도 그 총을 써보고 살 수 있게 해야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FPS에서 총은 가장 중요한 플레이어의 차별화 요소이고 거의 유일한 구매 만족도를 가지는 요소이다. 게다가 플레이어들의 취향도 제각각이라 '연사 속도가 빠른 총'이나 '소리가 좋은 총'이나 '파워(데미지)가 좋은 총' 등으로 다양한 기호를 가지고 있기도 한데, 플레이어가 총을 구매하면서 단지 보여지는 숫자(총의 스탯)만으로 선택하는 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격장이라는 게 있어서 플레이어가 자기 손에 맞는지 기호에 맞는지를 테스트해보고 구매한다는 건 좋은 서비스 장치?가 될 거다. (실제로 히트프로젝트나 서전트라는 게임에는 있다고 한다)
또 다른 예로, 게임에서 판매하는 '상품'들도 조금 다른 관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도대체 '닉네임 변경'이 왜 돈을 받고 팔려야 하는 것인가. 게임 회사의 담당자는 '하지만 잘 팔려요'라고 말할지도 모르겠지만, 플레이어가 자신의 닉네임을 바꾸는 것이나 바뀐 닉네임을 친구로 등록된 플레이어들에게 자동으로 알려주는 것은 기본으로 제공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휴대폰은 바뀐 전화번호로 안내해주는 것이 1년간 무료로 되어 있다.
그리고 만약 정말 게임이 서비스라면, 왜 부분 유료 게임들의 상품들은 갈수록 비싸지고 게임상에서 돈을 벌기는 갈수록 어렵게 만들어지는 걸까. 서든어택과 같은 FPS는 갈수록 머니를 획득하기가 어려워져서 총을 하나 사기 위해서는 현금을 쓰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고, AVA도 패치 이후로는 (명목상 더 자주 보급을 받게 하고 있다지만) 총을 새로 사기 위해서는 14,500유로짜리 쓸모 없는 가면을 사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그나마 AVA는 1회용 총을 싼 가격에 제공하고 있지만 이건 마치 '임대' 같은 느낌이다)
게임이 서비스라고 하기에는 많이 부족하다는 게 현실이다. 마치 '경제를 살려야지'라고 하면서 민생 경제 보다는 대기업을 위한 정책들을 펴는 정부처럼 말이다. 캐치프레이즈와 현실이 같을 수는 없는걸까.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