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기대작이 없다
일반 2008/01/06 02:38지난 2007년만 해도 새해를 맞았을 때만 해도 나올 게임들에 기대작이 꽤 됐더랬다. 라그나로크2가 있었고 아바가 있었고, 올해 (여러가지 의미로) 대박을 친 콜오브듀티4, 크라이시스, 퀘이크워즈를 비롯한 각종 FPS들도 있었다. '아 2007년에는 이런 게임들이 나오는구나'하고 새해 아침을 맞았는데...
2008년이 되자 기대되는 게임들이 거의 없다. 그나마 워해머 온라인이 버티고는 있지만, 들리는 소문에도 그리 좋은 상태도 아니고 일각에서는 미씩에 대한 신뢰도도 좀 문제가 있는듯하기도 하다. 어차피 지난 해 기대작이라고 북치고 장구치던 헬게이트나 타뷸라라사가 뚜껑을 열어보니 개판 찌게라는 것도 되새겨 보면, 기대작이라는 것도 사실 반반 확률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왜 기대작이 없는 걸까.
개발 환경은 나날이 좋아져가고, 컴퓨팅 환경도 계속 좋아지고 있어서 이제 웬만한 기획 내용은 게임으로 구현 못할 것이 거의 없다. 시장 상황도 한국 게임들만 보더라도 동남아시아 수출 판로도 잘 만들어진데다가, 북미 유럽의 유통사들에도 인지도가 꽤 쌓인 회사들이 많다. 투입되는 자금도 10년 전에 비하면 배는 좋아졌고, 개발사 수도 수 배는 많아졌는데.
일단 투입되는 개발비가 증가하기는 했지만, 투입되는 인력도 많아졌고 인건비는 턱없이 비싸졌다. 최근 몇 년 동안 프로그래머 품귀 현상 덕분에 3~4년차 3D 프로그래머들 연봉이 4천 만원 수준에 육박하고 있고, 메인급은 부르는 게 값인 데다가 한 개발팀에 인원 수가 이제 최소 20명은 되어야 뭘 만들 상황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기획자(designer)들의 역량이 딱히 좋아진 건 아니라서 도큐먼테이션 기술은 발전했지만 시장 파악이나 경험에 의한 가지치기 같은 능력은 나아진 게 없는 것 같다. 경력 기획자들은 그저 짬만 늘어서 관리자나 디렉터급으로 올리기 애매하기도 하고.
동남아 수출이 많이 좋아지기는 했지만, 중국에서는 한국 게임이 거의 축출되었고 동남아의 IT 진보 속도에 따라서 조만간 위기를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한국의 게임 수준은 몇 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진화한 것이 없어 보이기 때문에, 후발 주자들이 따라와서 한국이 개척해놓은 시장을 먹어치우기에 딱 알맞은 그림이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애들은 여전히 온라인에 관심 없어보이니 아직은 다행이다 싶기도 하다.
마케팅이나 PR 기법이 많이 좋아져서 게임 띄우기로 마음 먹으면 '발 붙이는 데'까지는 굉장히 활발하게 진행되는 것 같다. 그 별볼일 없던 헬게이트나 타뷸라라사도 오픈베타 한다니까 북적북적했던 걸 보면 말이다. 하지만 유저들도 바보는 아니라서 살짝 발 담궜다가 바로 빼버리는 것이 재미있는 현상. WOW가 개척해놓은 시장을 누가 낼름 줏어 먹느냐가 2008년의 이슈가 아닐까 생각되는데, 적당한 갈아탈 버스가 없다. 고로, 2008년은 아마도 WOW가 여전히 득세할 것이고.
새 해는 밝았는데 할 게임은 없다. 하던 게임을 계속 하는게 아무래도 정답이겠지만, 하던 게임도 이제 슬슬 질려버려서...
고전 게임이나 꺼내서 해야될 판이다.
- 혹시 적당한 게임이 있다면 댓글로 추천 좀 해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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