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턴트 파티의 시대
일반 2009/05/26 13:13최근 온라인 게임의 추세를 보면 MO로 진행되는 경향과 함께 플레이어들이 함께할 플레이어를 찾는데 매우 쉽게 만드는 것들을 발견할 수 있다. 말하자면 기존 FPS나 RTS 게임 등에서 사용하던 퀵매치(quick match)의 개념을 RPG에도 그대로 도입해서 사용하는 것들인데.
난 RPG에서 이런 형태로 진행된다는 것은 긍정적인 효과보다 오히려 부정적인 효과를 더 얻게 될 것이 아닌가 싶다. 일반적으로 플레이어간의 협동을 중시하는 RPG에서 플레이어들은 자기 클래스의 능력을 개발해서 다른 클래스의 플레이어들과 상호보완적인 협동을 하는 형태가 되었던 것에 반해, 요즘 MO에서 만들어지는 방향은 개개인의 능력이 상호보완적인게 아니라 각자 생존으로 단순 협력하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플레이어가 상호보완의 클래스로 협동하는 것이 플레이어에게 많은 스트레스를 준다는 것도 사실이지만, 플레이어들이 단순 협력을 하는 형태의 게임 플레이라는 것은 결국 게임의 진행에 있어서 협동 협력을 통한 문제해결이 아니라 '다른 플레이어에게 걸림돌이 되지 않는 정도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이기적인 플레이'가 된다는 것에 차이가 있다.
이는 실제로 스킬 베이스의 MMORPG들에서 플레이어들이 공동 사냥을 하는 모습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이었다. 플레이어들은 언제 누구와 파티를 맺게될지 예상할 수 없으므로 이기적인 캐릭터 육성 - 클래스 시스템에서 플레이어들이 클래스의 보유 능력과 필요 능력이 명확한 것에 반해 스킬 시스템에서는 모두가 자기 취향대로 범용적인 캐릭터를 육성하게 되는 형태 - 의 방향으로 진행되고 결국 스킬 시스템에서 파티 플레이란 플레이어들의 협동이 아닌 각자 생존으로 나타나게 된다.
역할분담이 미약한 게임들에서 플레이어들은 같은 팀 안에서조차 경쟁적으로 점수 싸움을 하거나 자신의 생존만을 위해 팀에 공헌하는 정도까지의 플레이를 하는 것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른바 '밥값'만 하는 정도라면 빡세게 노력해서 뭔가를 할 필요가 없다는 거다.
이런 형태에서 플레이어와 파티의 풀(pool)이 충분하다면, 플레이어들은 급조된 인스턴트 파티라고 하더라도 성과에 따라 계속 진행을 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새로운 대안 파티를 찾게 된다. 물론 그렇게 새 파티를 찾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플레이어들의 파티 플레이에 대한 충성도나 기여 의지는 약해지고 플레이어들은 (커뮤니티의 부재로 인해) 서로를 붙잡는 힘이 미약하기 때문에 게임 플레이 지속력이 약해진다.
또한 플레이어들 파티 중에 게임 진행을 저해하는 플레이어들에게 의사 조율이나 대화 등을 유도하는 방향이 아니라 강퇴와 욕지거리의 방향으로 된다. 언제나 새로운 플레이어나 새로운 파티를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플레이어들은 전체적인 게임의 분위기에서 협력적이거나 최선을 다하는 형태의 게임플레이를 기대할 수 없게 된다. 그저 한 사람 몫 만큼의 역할을 원할 뿐이게 되고 서로는 '목적을 위해 함께 시간을 보내'기는 하지만 동료라는 의식이 갖지 않는다, 그래서 함께 노력해서 힘든 난이도의 뭔가에 도전하는 플레이를 서로에게 요구하지도 않는다. 뚜렷한 보상을 노리고 있다면 협력할 수야 있겠지만 이 경우에도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게 되면 서로 제 몫을 했다 아니다로 쉽게 분쟁이 발생하고 앙금이 남게 된다. 이는 심지어 협력이 중요한 파티플레이 MMORPG들에서도 자주 발견된다.
한때 인스턴트 음식들이 다양하게 되자 그에 대한 각종 논평들이 나오면서 인스턴트한 식문화가 무미건조한 사회를 만들 거라는 이야기들이 있었는데, 게임은 이보다 좀 더 직접적인 결과로 나타난다. 이런 인스턴트 파티가 옳다 그르다를 말하기에는 성급한지도 모르지만, RPG에서 인스턴트 파티의 도입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생각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