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05 아이폰 게임 트렌드 분석
일반 2009/05/11 15:55얼마 전 항공관제(Flight Control)를 만든 팀에서 판매량 통계를 PDF로 정리해서 공개했다. 이 통계를 보면 Top10에 올라간 게임은 대략 하루 1만 건 다운로드 정도가 나온다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그래서 최근 21주간의 Top10을 분석해보니 가장 오랜 기간 Top10에 올라간 게임은 팝캡(Popcap)의 비주얼드 2(Bejeweled 2)이고, 총 21주 중 20주간 Top10에서 버텼으며 여전히 진행형이다. 아무래도 비주얼드의 게임 방식이 아이폰의 UI에 아주 적합한 형태(탭&드래그만으로 가능하니까)라는 것과 자체의 게임성이 캐주얼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겠다.
주간 다운로드에서 매주 1등을 하며 7~8주를 버티고 내려오는 것보다 비주얼드는 많은 게임을 팔아치웠다. 추정 최소 140만 카피. 캐주얼의 승리다.
좀비빌(Zombieville USA)은 특이한 경우인데, 8주간 Top10에서 버텼고 대략 60만 다운로드를 추정할 수 있다. 매출은 대충 계산해서 120만 달러. 우리 돈으로 15억 정도 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 게임이 $1.99라는 것과 이 게임이 정말 재미없는 방식이라는 거다.
좀비빌의 선전은 분석의 가치가 꽤 높다. 이런 허접한 게임이 15억이나 팔아치웠다는 것만 보자면 이건 너무 무의미한 분석. 좀비빌의 성공에서 재미있는 사실 하나는 많은 수의 구매자들이 아이폰 게임 리뷰를 찾아다니지 않는다는 뜻이고, 이건 아이폰 앱스토어 브라우저에서 스크린샷만 본다는 뜻이다. 당연, 좀비빌의 스크린샷만 보면 뭔가 있어보이는 그래픽도 훌륭한 플랫포머 게임이다. (실상은 별거 없지만)
Top10 목록을 자세히 보면 또 재미있는 것이, (팝캡을 제외한) 메이저 업체 게임들이 입맛 당겨할 시장이 이젠 아니게 됐다는 거다. 크래쉬 밴디쿳 니트로 카트 3D(Crash Bandicoot Nitro Kart 3D)의 경우, 올해 1~2월에 9주 정도 버텼는데 가격이 무려 $5.99이었다. 그런데 아이폰 게임들의 단가가 폭락하기 시작한 2월 이후에는 Top10 안에서 $2 이상하는 게임들을 찾기가 힘들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대기업의 포팅 게임들이 버티기 힘들어졌다는게 또 흥미로운 상황.
당시 대부분의 메이저 업체 게임들이 가격을 $3~5로 책정했지만, 이게 이제는 안먹힌다는 소리이고 소비자들이 아이폰 시장에서 희망하는 가격은 $0.99로 굳어지고 있기 때문에 이젠 그 가격으로 올리기도 모험이다. 심지어 개발자 포럼에서는 $1.99에 올린 게임도 비싸다는 문의와 불만을 받는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결국 게임을 싸게 포팅해서 $1~2로 팔아도 롱런으로 돈을 벌 수 있는 게 아니라면, 대기업이 아이폰 시장에서 수익을 내기는 매우 어려워졌다고 볼 수 있다. 덕분에 오히려 영세한 개인 개발자나 소규모 팀들에게는 유리해졌다는 뜻이 되기도 하지만, 소비자로써 아이폰에서 이제 전처럼 그럴듯하고 휘황찬란한 3D 게임을 보기는 좀 어려울 수도 있겠다 싶다.
그래서 Top10 안에서 오래 버틴 게임들은 이제 어떤 일정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아이폰에 최적화된 인터페이스이거나 아니면 스크린샷이 그럴듯하던가. 최근 항공관제를 제치고 급 부상한 막대기전쟁(StickWars)의 경우 굉장히 허접한 그래픽과 게임성임에도 불구하고 '뭔가 있어보이는 스크린샷' 덕분에 먹어주고 있는 상태. 스크린샷만 보면 뭔가 전략 게임 같아서 받아 보면 (과장 좀 보태서) 손가락으로 쿡쿡 눌러 졸라맨을 죽이는 게임일 뿐이다.
이를 악용하자면 스크린샷만 그럴듯한 게임을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이쪽 시장에서 인지도를 쌓고 꾸준히 개발을 할 계획이라면 하지 말아야할 방법이기도 하고, 그렇게까지 사악하게 게임 만드는 삶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나만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 Twitter를 시작했습니다. Follow 좀... (굽신굽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