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여기저기 블로그를 이용한 마케팅이 자주 보인다. 며칠 전엔 SCEK에서 블로거를 이용한 마케팅을 하려는 공지를 냈나보다. 공지 내용으로 보건대 블로거들을 모집해서 광고를 하려는게 아니라 (광고까지 자발적으로 해준다면야 고맙겠지만) 우호적인 블로거들을 만들려는 취지라고 보인다.
2001년, 한빛소프트에서 홈페이지에서 신청을 받아 100명을 선발해 매달 제품을 보내주고 하는 그룹을 만든 적이 있다. 패키지를 보내주는 원가라고 해봐야 당시 보내줬던게 디아블로2와 확장팩, 혹은 재고 처리도 힘들던 SWAT 같은 게임들이었으니 개당 3만 원 이하로 월 총 예산 400만 원 정도였더랬다. 오프라인 이벤트를 하려던 기획도 있긴 했지만 실행하지 못했고, 반년 정도 운영하다 흐지부지 되었던 기억이 난다. (그 기간 중에 발송할 패키지 포장 작업이 제일 힘들었다.)
당시의 문제는 우호적인 고객 그룹을 만드는 작업 자체가 (오프라인 미팅만 가능한 시절이었으니) 쉽지 않았던 것이 있었고, 그 우호적인 고객 그룹이 주변에 영향을 주거나 하는 경로가 매우 한정적이었기 때문에 효과를 검증할 수 없었던 것인데, 이제는 블로그라는 꽤 공격적인 매체가 널리 퍼져서 이런 작업이 전보다는 훨씬 효과적이고 수월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파워 블로거 대모집'이라는 타이틀은 좀 아니지 않나. 소위 '파워 블로그'라는 건 글의 수준과 글의 빈도가 핵심이고, 일정 기간 이상 블로그를 운영해서 고정 방문객이나 구독자가 꽤 되는 곳을 말한다. 그리고 파워 블로거들은 대체로 블로그가 주 수입은 아니더라도 게임에 굉장히 많은 시간을 들이는 사람들이고, 그 시간 중에 또 상당 시간을 할애해서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무슨 말이냐면, '파워 블로거 대모집'이라는 타이틀에 적절한 보상이 아니라는 뜻이다. 앞의 '우호적 여론을 만드는 작업'이라면야 일반 블로거던 일반 게이머던 모집을 하면 된다. '아무나 오세요'라고 공지를 내고 '블로그가 있으면 당첨 확률이 높아진다'는 정도면 충분하다.
파워 블로거를 애써 모집하는 이유는 효과를 높이고 싶다는 뜻이겠지만, 파워 블로거가 매달 게임 하나나 포스터, 뱃지 버튼이나 피겨 몇 개 받아서 참가를 할 거라고 생각한 건 좀 무리가 아닐까 싶다.
하이텔 시절부터 리뷰어로 유명한 SexyDino님이야 한번 해볼까 하셨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