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국내에서 인터넷 보다 PC 통신이 더 알려져있던 시절에 네트워크를 사용해 멀티플레이를 할 수 있으면서도 항상 인터넷을 연결하지 않아도 되는 게임들이 있었다.
대표적으로 통환('통신 환타지'의 줄인말)이라고 부르는 게임은 RPG(TRPG)를 게시판을 통해서 할 수 있도록 개발된 형태로 마스터가 게시판에 소설 형태의 이야기를 올리면, 각 캐릭터의 플레이어들이 행동을 토의해서 선언하는 식으로 진행되는 형태였다.
이런 식으로 네트워크의 부담이 적도록 만든 특유의 형태들 중에서 PBEM(Play By E-Mail)이라는 게임이 있었다. 국내에서는 브가행성(VGA Planets)이라고 하는 게임이 당시 하이텔 고전게임동호회를 통해 진행됐는데, 플레이어들이 각각 클라이언트를 가지고 전략 게임의 턴을 진행한 결과를 이메일로 마스터 역할인 플레이어에게 보내면 턴 처리를 해서 결과를 다시 보내주는 형태로 진행하는 방식이었다.
게임 내용은 요즘의 게임 분류에 따르면 대략 4X 게임 정도로 볼 수 있는데, 8개의 종족이 각각의 테크를 발전시켜 유닛을 만들고 주변 행성들을 점령하면서 우주로 퍼져 나가다가 다른 종족과의 연합, 동맹, 배반 등을 할 수 있었다.
대부분의 경우 게임은 하루 한 턴을 진행했지만, 조급한 플레이어들을 위한 블리츠(blitz) 서버들은 6시간 혹은 12시간에 한 턴을 돌리기도 했다. 하지만 턴 처리에 손대야 할 곳이 적지 않고 전투가 일어날 경우에는 전투 시뮬레이터로 결과를 예상해 턴을 결정해야 하므로 최소 1시간 정도의 전략을 짤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에 1시간 이내로 턴을 돌리는 서버는 거의 없었던 듯 하다.
최근의 게임 추세에서 보자면 이런 게임 방식은 너무 '느려서' 함께 할 플레이어를 찾기 어려운 방식이다. 이젠 갈수록 게임의 응답이 빨라지고 있어서 이렇게 하루에 1~2턴을 플레이하는 방식은 점차 사양화되어 가고 있지만, 이런 게임 방식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고 당분간 웹 게임으로 연결되어 명맥을 유지하게 된다.
물론 최근의 웹 게임들은 웹 기술의 발전과 함께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턴 방식의 게임을 찾기도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기는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