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정부(eRepublik)

리뷰 2009/01/29 08:20

전자정부(eRepublik)는 굉장히 진행이 느린 웹을 이용한 게임 공간이다. (전자정부는 세컨드라이프와 마찬가지로 게임의 범주로 포함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정의가 부족하지만, 일단은 게임과 약간이나마 교차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으니 여기선 게임이라고 하고 게임의 구조로 이야기를 한다.)

플레이어는 처음 계정을 만들 때부터 국가를 설정하는 것으로 자신의 소속을 결정한다. 현재 40여 개의 나라가 존재하고 있으며 플레이어들은 해당 국가 안에서 기업을 설립하고 직원을 고용해서 제품을 생산하며, 이 이익으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 아니면 군대에서 훈련을 열심히 받아서 군인이 될 수 있고 - 후에 국가간의 전쟁에서 활약하게 된다 - 정당에 가입하여 의회로 진출할 수도 있다.

크게 나누면 세 가지의 길(경제, 군사, 정치)을 묘사하고 있지만, 플레이어의 행동은 매우 제한적이다. 경영자가 아닌 - 유료 가입가 아니라면 첫 시작에는 다른 플레이어 회사에서 일꾼이 될 수 밖에 없다 - 일반 직원은 쥐꼬리만한 월급에 하루 한 턴을 소모해서 생산 활동을 하고 이 결과로 급료를 받는다. 대체로 하루 급료는 빵 한 덩이를 사고 약간 남을 정도. 경제 활동 턴을 쓰고 나면, 군대에서 훈련을 할 수 있다. 역시나 하루 한 턴.

재미있는 것은 생산과 훈련을 선택하면 다섯 문제의 퀴즈를 푸는 것으로 명령 수행 결과에 약간의 보너스를 받게 된다는 것이다. 문제 DB를 일일이 만들수가 없었기 때문인지 플레이어가 만들어서 신청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서 문제와 답의 신뢰성이나 객관성에서 오류가 있는 경우도 간혹 있기도 하다. 게다가 한국 관련 문제라고 나오는 것들이 한국사람들도 알 수 없는 문제들이 많고 - 이건 다른 나라의 문제를 봐도 비슷한듯 하다 - 영문으로만 되어 있엇 문제 해석에 몇 초, 답 고민에 몇 초, 답 해석에 몇 초 어쩌구 하다보면 30초 안에 '검색이라도 해 볼' 기회는 없다.

경제 활동은 매우 제한된 품목만 생산이 가능하고 각각의 품목들은 정해진 하나의 목적으로만 활용되므로 경제를 시뮬레이트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NFL 플레이오프 베팅 회사가 설립되어 활동하는 것을 보면, 공간 안에서 개발자들이 의도하지 않은 부분으로 확장되고 있어 눈길을 끌긴 하지만 여기까지.

정치도 마찬가지로 정당 활동을 통해 정치도 할 수 있고 대통령이 될 수도 있긴 하지만, 슈퍼파워(Super power) 같은 게임에서처럼 정책을 입안하고 통과시키는 등의 활동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 단지 대통령이 될 수 있다거나 정당의 대표가 될 수 있다는 정도에서 그친다. 기능이 부족해서인지, 의도된 건지 정치는 주로 키배(키보드 배틀, 말싸움)로만 진행되고 충돌의 해결은 전쟁 뿐이다. (게다가 한국은 일본에 남도를 싹 뺏겼다.)

전 세계 공통의 금(gold)을 현금으로 구매해서 게임내 각국 화폐로 환전하거나 레벨 제한 - 플레이어의 레벨에 따라 행동할 수 있는 것들이 제한되어 있다. 예를 들어 정치 활동은 6레벨부터라던가 회사 설립은 9레벨부터라던가 - 을 풀 수 있는데, 최근 유로 환율이 2천 원에 가까워서 직접 결제를 해서 구매해보지는 못했다.

웹게임이라고 보기에는 플레이어의 행동이 너무 제약되어 있어 플레이어에게 중독성을 만들지 못하고 있고, 실제로 재미를 느낄 만큼 다양한 행동과 결과가 없다. 가상 사회라고 보기에도 역시나 행동이 제약되어 있고 경제 구현에 빈틈이 많다. 흥미로운 주제로 만들었지만 부족한 점이 많아서 게임인지 가상 사회인지 오묘한 느낌.

출근하고 5분 정도 짬을 내서 하는 걸 의도해서 만든듯하지만 글쎄.

  • 플레이하는 곳은 여기.
  • 지금 현재 전자정부의 한국 국민은 125명, 세계는 57,606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