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튀김 업계 입문자 논란에 대하여
분류없음 2008/09/17 12:39한 젊은이가 닭집에 들어서면서 자신을 직원으로 써달라고 말한다. 수 년의 독학으로 닭 튀기는 방법을 깨우쳤다면서 내 닭은 분명 맛있다고 하면서. 선뜻 믿기지는 않았지만 주인은 튀김 닭을 그에게 맡기기로 했다. "어디 하는 모양을 보자." 그런데 이 젊은이가 닭을 튀기는 방법은 주인이 하던 방법과 달랐다. 아니 다른 것이야 둘째 치고 어딘가 미숙하게 보여 과연 그 닭이 맛있을까 의문이 될 정도였다. 역시나 튀겨 나온 닭은 썩 맛있지는 않았다.
"에끼, 이보게, 닭을 이따위로 튀기려면 튀긴다 말을 말게!"
뭐가 문제였을까. 주인은 내쫒겨 떠나는 젊은이의 뒷모습을 보면서 생각했다. '닭 튀기는게 너무 쉬이 보여 별 허접스러운 것들이 다 몰려 들어오는 게로군. 이 사이비들 같으니라고' 하고 결정내리고는 이런 광고를 냈다.
주인이 공고를 올리자 온갖 사람들이 와서 말을 해댄다. "댁의 튀김법이 정석이라는 증거를 대쇼"부터 시작해서 "당신이 닭 튀김 업계의 대표라도 되는 거냐"거나 "닭 튀긴 경력이 얼마나 되냐"기도 하고 또 어떤 이는 "이런 공고는 인프라가 부족한 국내 닭 튀김 시장에 신입 닭 튀김 일꾼들의 기를 죽이는 짓"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런데 이 닭 튀김 업계에 이런 논란이 있던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오래 전부터 튀김 닭의 정통성에 대한 논란은, 서양 닭 튀김법의 정석 같은 게이 프라이드 치킨(GFC)의 레시피가 본격적으로 들어오기 시작한 10여 년 전부터 시작해서 줄곧 국내 닭 튀김 업계는 전쟁 중이던 것이었다. 일본에서 닭 요리를 배운 이들의 류파와 서양에서 배워온 류파의 싸움에 국내 토종 류파까지의 삼파전으로.
사실 그런데 여기에는 일종의 패턴이 있었다. 한 닭 튀김 업자가 처음 닭을 튀기기 시작하면 닭 튀기는 법이 첨엔 참 어렵게 보인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닭 튀기는 법을 대충 깨우치게 되고, 신입 닭 튀김 업자들이 삽질을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비웃기도 하고 으스대기도 하고 때론 그들을 가르치기도 한다.
하지만 또 그러다 어느 때가 되면, 알고 있던 튀김 방법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시야가 넓어지고 상황에 따라 다양한 튀김 법을 만들어 적용하다 보면 섣불리 닭 튀김에 대해 말하기가 어려워지는 것이다. 닭 튀김의 경지에 달한 선배들이 어째서 은둔하는지를 깨닫게 된다.
닭 튀김 업계의 고수들은 튀기는 방법을 논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의 튀기는 방법이 옳은지 그른지에 관심도 없고, 단지 닭을 튀길 뿐인 거다. 그냥 튀기면 튀김 닭이 나오는 거고 손님들은 만족하며 닭을 먹는다. 튀김 닭은 원래 대충 튀겨도 맛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조로움을 피해, 어떤 가게는 양념을 뭍히기도 하고 어떤 가게는 튀김 옷을 두껍게 하기도 하며, 또 어떤 가게는 바삭함의 정도를 조절하는 등 각자의 노하우를 살려 닭을 튀기는 것이다.
혹자는 말하기도 하는데, "저질 사이비 닭 튀김 업자들이 너무 많다"는 거다. 닭의 질을 나쁜 걸 쓴다거나 품종을 확인할 수 없는 가짜 닭을 쓰거나 해서 이런 저질 업자들을 골라내는게 너무 힘들다고도 말한다. 하지만 이런 저질 업자들은 비단 닭 튀김 업계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닭을 튀기므로 그런 사이비들이 눈에 더 잘 보이는 것일뿐. 분식 업계의 사이비나 중식 업계의 사이비를 우리는 구분 못하지 않는가.
끝으로, 첨언하면, 양념 닭과 프라이드 닭은 좀 구분하자. 이도 구분하지 않고 닭 튀김을 논하는 건 좀 심하지 않나.
요는 모든 것을 그저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라는 거다.
- 이 글은 100% 픽션이다. 뭔가 빗대어 말한다고 느껴지면 그건 착각인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