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 작은 모험들(Tiny Adventures)
리뷰 2008/09/16 20:42D&D 작은 모험들(D&D Tiny Adventures, 이하 TA)은 페이스북(Facebook)의 한 게임 어플리케이션 서비스이다. 싸이월드에서 자기 미니홈피에 게임을 붙이는 것처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서 사용자들을 붙잡아두고 SNS 회원들의 충성도를 높이는 역할로 게임을 활용하는데, 페이스북에서도 이런 식으로 게임을 활발하게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A라는 가입자가 TA에 캐릭터를 만들고 게임을 시작하면 이미 게임을 하고 있는 A의 친구들에게 'A가 TA에 캐릭터를 만들었다'는 메시지가 전달되고, A가 만약 TA에 친구가 별로 없다면 페이스북 친구들에게 'TA 같이 하자'고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같이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게임은 좀 더 흥미롭게 변화된다. (이렇게 초대와 참가로 연결되는 방식은 페이스북에서 서비스하는 모든 게임이 같다.)
기본적으로 TA는 D&D 3.5의 룰을 그대로 사용하는 O-Game과 같은 웹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처음 자신의 캐릭터를 캐릭터의 능력, 외모, 종족등이 미리 정해져 있는 템플릿에서 고르고 이름만 입력하면 된다. 캐릭터의 디테일을 선택할 필요가 없다는건 옛 D&D의 향수를 가진 플레이어에겐 아쉬움이겠지만, 오히려 이런 간단한 시작으로 캐주얼 유저를 끌어 모으겠다는 생각이라고 보면 될듯 하다.
플레이어는 이제 그저 '모험을 찾는다'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된다. 모험은 보통 10여 개의 단계로 되어 있다. 각각의 모험은 하나의 시나리오라고 보면 되고, 하나의 단계를 거칠 때마다 랜덤으로 아이템 보상이나 경험치, 골드를 얻을 수 있다. 게다가 이 단계들은 내부적으로 정해진 대략 10분 정도의 실시간 대기 시간이 지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므로, 플레이어는 '모험을 시작한다'고 버튼을 누르고 한참 후에 돌아와도 플레이어가 굴려야할 주사위도 자동으로 굴려주고 HP가 허용하는 한 알아서 전진도 한다.
물론 캐릭터의 HP가 단계를 진행하는 도중 1 이하로 떨어져 빈사의 상태가 된다면, 모험은 자동으로 취소되고 캐릭터는 마을로 돌아온다. 그래서 게임을 좀 더 원활하게 잘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단계가 지날 때마다 다음 단계까지의 시간을 체크하고 제 시간에 돌아와 적절히 물약을 먹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다, 이 게임은 사실 D&D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모험을 하는 게임이 아닌 '기록'을 겨루는 게임이다. 캐릭터의 최고 레벨은 10레벨로 정해져 있고, 11레벨이 되는 순간 자동으로 은퇴(retire)되어 기록만 순위표(leaderboard)에 남게 되기 때문이다. (이 순위는 모험의 '성공률'과 소지하고 있는 아이템 등급을 점수로 환산해서 매겨진다.)
그래서 플레이어는 묘한 중독성을 체험하게 된다. '캐릭터가 죽으면 안되는데(적절하게 물약으르 먹어줘야 하는데)'라거나 '이번 단계를 성공했을까 실패했을까'의 궁금증 등이 플레이어를 제시간에 페이스북 TA 인터페이스로 돌아오게 만들고 페이스북 안에 체재하는 시간을 증가시킨다.
TA는 여기까지만 보면 참 단순한 게임이다. 그저 시작만 해놓고 다음날 들어와서 결과를 결과를 보면 된다. 그러나 원래 D&D는 파티로 진행하는 게임이지 않은가. 전사는 때리고 사제는 치료하고 마법사는 지원을 해야하는 게임이다. 그래서 TA는 기본적으로 싱글플레이로 진행을 하도록 하되, 다른 TA 플레이어(친구)에게 아무 굴림에나 +1을 3단계를 진행하는 동안 해줄 수 있는 버프를 걸어주는게 가능하다.
오, 친구가 많은 플레이어라면 버프가 중복되기도 할까? 한다. 게다가 던전을 진행중인 친구가 빈사 상태가 되었을 때 적절하게 시간에 맞춰 발견했다면 살려줄 수도 있고(모험 진행중인 경우), 마을에 돌아와 HP를 회복하고 있을 때에는 회복을 시켜줄 수도 있다.
이것들이 별로 적극적인 플레이어간 인터랙션은 아니지만, 페이스북의 컨셉에는 아주 잘 맞도록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플레이어들은 게임을 즐기려는게 아니라 '함께함'을 즐기는 것이고 페이스북의 친구가 생면부지일 수도 있지만 적어도 전화 한 통을 걸어 "야 나 죽었어 살려줘"라고 이약기할 수 있을 정도라면 이 게임은 아주 적합하다. 전화로 수다를 떨며 함께 진행하기에도 딱 좋고.
그러나 이런 완벽한 목적성이 게임성을 손상하면서 만들어진 것이라 (게이머의 입장에서) 많은 아쉬움을 느끼게 한다. 좀 더 다양한 플레이어의 선언을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면, 다른 플레이어들과 함께 파티를 맺고 진행할 수 있다면 하는 등의 아쉬움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