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 구공화국(Star Wars: the Old Republic)
리뷰 2011/12/06 23:44싱글플레이 RPG로 유명했던, 바이오웨어(Bioware)의 스타워즈 시리즈(Star Wars: Knights of the Old Republic, KOTOR, 구공화국의 기사들, 이하 구공기)는 기존의 스타워즈 시리즈가 FPS+RPG였던 형태였던 것에 비해 꽤 진짜 스타워즈의 맛을 만들기 시작했다.
권총질로 시작해서 기관단총으로, 각성을 하면서 광선검을 들고 포스를 연마하며 제다이가 되던 기존의 제다이 기사(Jedi Knights) 시리즈와 기본적으로는 비슷했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이 행성 저 행성을 날아다니며 주민들의 대화를 듣고 판결을 내려주거나 상황에 따른 적당한 도덕적인 판단을 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식으로 게임 안에서 진짜 제다이가 된듯한 느낌을 준다는 면에서 확실히 차별화가 되었다.
그래서 구공기의 바이오웨어가, 바로 그 구공화국 시대를 배경으로 해서 스타워즈 구공화국 온라인(Star Wars: the Old Republic, 이하 SWTOR)이라는 MMORPG를 만든다고 발표를 했을 때부터 CBT를 참가한 얼마 전까지 '과연 바이오웨어가 MMORPG를 제대로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깊었더랬다.
결론을 쓰자면, 그건 기우였다. 그리고 SWTOR은 MMORPG라기 보다는 구공기 온라인이라고 말하는게 더 낫지 않은가 생각이 들고 있다. 물론 다른 모든 MMORPG처럼 만렙컨텐츠(또는 엔드컨텐츠)라고 부르는 레이드, PVP 등의 요소들을 포함하고는 있지만, 튜토리얼격인 10레벨 남짓을 넘어가면서부터 게임의 기본 골격은 그냥 구공기가 되어버린다는 거다.
플레이어는 구공기에서 묘사했던 대도시들처럼 (이 대도시 부분은 질량효과(Mass Effect)에서도 그대로 계승된다) 도시의 이곳 저곳을 다니면서 퀘스트를 받고 해결해야 하며, 구공기에서 그랬던 것처럼 NPC를 영입해서 배에 태우고 이 행성 저 행성으로 다니는 것도 그렇다. 구공기처럼 동료들은 각각 고유의 능력들이 있고, 장비를 입혀줘야 하며, 유니크한 복장을 입힐 수도 있다.
요약해서 말하면, 구공기의 시대에서 구공기의 시스템을(거기에 질량효과를 만들면서 개선된 것들을), 졸라 다수의 사용자가 동시에 플레이하고 있다는 걸로 이해를 하면 된다는 말이다. 게다가 구공기에서 나를 괴롭히던 시쓰(Sith) 놈들이 (아니 님들이) 살아있는 플레이어이고 혈전을 벌여야하는 적이라는 것이 또 큰 차이지만.
그리고 또 여기에 플레이어는 SF 세계관의 단골 잡놈인 밀수업자(smuggler)나 영화 속의 돌격병(Trooper)을 선택할 수도 있고, 이 총질하는 캐릭터들은 엄폐라는 SWTOR 고유의 - 기존 다른 총질류 MMORPG에는 없던 - 시스템이 적용된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물론 재밌긴 하지만 좀 귀찮은데, 보니까 돌격병들은 엄폐를 안하더라.)
그래서, 끝으로 정리하자면, 스타워즈 구공화국은 단지 MMORPG의 골수 팬들만이 아니라 기존 PC와 콘솔에서 구공기를 플레이했던 싱글플레이 위주의 플레이어들에게도 꽤 매력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구공기가 그랬던 것처럼, 플레이어는 대화를 하면서 선/악 가치관을 획득하는 식의 게임 안 모든 퀘스트가 구공기의 대화 시스템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 퀘스트들이 오히려 (기존의 MMORPG들이 대개는 실패했던) 잘 짜여진 세계를 만들고 있다는 면에서 더 훌륭하기 때문이다.
이런 부분들에서 스타워즈의 팬과 구공기의 팬과 MMORPG의 팬을 한 곳에 모을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고, SWTOR은 꽤 가능성이 있는 타이틀이다.
하지만 우려할만한 부분이라면, 파티플레이에 역할분담이 아주 협소하다는 것과 엔드컨텐츠가 뻔하다는 것. 그렇기에 서비스를 시작하고 1~2개월 이내에 만렙이 된 구공기의 팬들과 그보다도 빨리 만렙이 되어 엔드컨텐츠를 쪽쪽 빨아먹었을 베테랑 MMORPG의 팬들에게 새로운 먹이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아마도 이 가능성은 그냥 가능성으로 끝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부분에서 바이오웨어를 믿는다면, 해볼만한 시도라고 생각한다.
아니, 심지어는 바이오웨어를 믿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한 달 정도 적어도 재밌게 놀 수 있는 싱글플레이가 가능한 MMORPG라고 생각한다. 그 싱글플레이 RPG에 패키지 가격 6~8만 원은 원래 그 패키지 가격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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